대법원 전원합의체(재판장 김명수 대법원장)는 1일 현역병 입영을 거부했다가 병역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여호와의 증인’ 신도 오모 씨(34)의 상고심에서 대법관 다수 의견으로 징역 1년6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무죄 취지로 사건을 창원지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개인의 양심과 종교적 신념을 근거로 병역을 거부하는 것이 형사 처벌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봤다. 이는 대법원이 ‘양심적 병역 거부’가 정당한 사유에 해당한다고 본 첫 판단이다.
재판부는 “국가가 개인에게 양심에 반하는 의무 이행을 강제하고 형사처벌 등 제재를 가하는 것은 기본권에 대한 과도한 제한이 되거나 본질적 내용에 대한 위협이 될 수 있다”며 “이 경우 형사처벌 등 제재를 감수하지 않는 이상 내면적 양심을 포기하거나 자신의 인격적 존재 가치를 파면시켜야 하는 상황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양심적 병역 거부자들은 병역의무 불이행에 따른 어떤 제재도 감수하겠다며 이를 거부하고 있다”며“이들에게 집총과 군사 훈련을 수반하는 병역의무를 강제하고 형사처벌을 하는 것은 양심의 자유에 대한 과도한 제한이 되거나 위협이 된다고 봐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러한 과정에서 피고인의 가정환경, 학교생활, 사회 경험, 삶의 모습 등도 아울러 살펴봐야 한다”며 “이 사건에서는 심리를 다하지 않은 잘못이 있다”고 밝혔다. 오 씨는 2013년 7월 육군 현역병으로 입영하라는 통지서를 받고도 입영일인 2013년 9월 24일부터 3일이 지나도록 입영하지 않은 혐의로 기소됐다.
앞서 1·2심은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가 처벌 예외사유인 정당한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2004년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을 근거로 오 씨에게 징역 1년 6개월 선고했다. 대법원은 올 6월 18일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가 정당한 사유에 해당하는지에 대해 다시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 따라 사건을 전원합의체에 회부했다.
한편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종교·양심적 병역거부가 정당한 병역거부 사유에 해당된다고 판단하면서 관련 소송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10월 31일 현재 대법원에서 심리 중인 종교·양심적 병역거부 사건은 총 227건이다.
다만 이미 유죄 확정판결을 받은 경우에는 구제받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 판결은 아직 재판이 진행 중인 사건에만 영향을 미친다. 원본 기사 보기:더뉴스코리아 <저작권자 ⓒ 우리집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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