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현지시간)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45.39포인트(0.99%) 하락한 2만4442.92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17.44포인트(0.66%) 내린 2641.25에, 나스닥 지수는 116.92포인트(1.63%) 하락한 7050.29에 장을 마감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오는 12월 중국에 대한 추가 관세 조치를 내놓을 수 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시장 심리가 급격히 악화됐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날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이 11월 말 미중 정상회담에서 무역 관련 합의에 실패할 경우 12월 초 모든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 조치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이같은 움직임은 기업들이 관세에 대한 불만을 쏟아내고 있고 금융시장이 계속 불안감을 나타내고 있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무역전쟁을 확대할 용의가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뉴욕증시에 몰아친 충격으로 10월 들어 다우지수는 7.7%, S&P500 지수는 9.4%씩 급락하며 올해 상승분을 모두 반납했다. 나스닥지수는 이달 들어서만 9.2%나 하락했다.
지난 2월 증시 폭락 사태 때는 시장이 1주일 내에 공포를 극복하고 반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10월 폭락장의 여파는 한 달 가까이 지속되고 있다.
투자자들은 아직까지 미중 무역전쟁이 어떻게 전개될지 알 수 없어 증시의 불확실성이 매우 크다고 보고 있다. 양국의 무역 갈등이 더욱 격화되면서 추가적인 충격이 시장을 흔들 수도 있다는 뜻이다.
베테랑 트레이더인 아트 캐신 UBS 이사는 이날 CNBC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우리가 아직 완전히 안정됐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미국 상무부는 30일부터 중국 D램 제조회사인 푸젠진화반도체(JHICC)에 대한 수출 제한 조치를 발동했다. 미국은 국가 안보를 제재의 이유로 들었다. 푸젠진화의 D램 생산 능력이 상당한 수준으로 올라서서 미 군사 시스템에 필수 부품을 제공하는 미국 기업의 생존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이유다. 이는 지난 4월 미국 기업과 중국 통신장비업체 중싱통신(ZTE)의 거래를 제한했던 것과 유사한 조치라는 해석이다.
뮬론 아직까지 미국 증시에 미친 영향이 중국에 비해 크진 않다. 상하이종합지수는 올해 들어서만 22.6%나 하락해 최악의 성적표를 낸 시장 중 하나로 꼽힌다.
하지만 오히려 미중 무역전쟁으로 인해 다급한 쪽은 미국이라는 지적도 있다.
CNN은 지난 26일 "미국이 중국 상품에 대한 관세를 인상할 준비를 하고 있지만 대부분의 중국 지도자들은 트럼프 대통령과 공놀이를 하길 꺼려하는 것 같다. 그들은 심지어 (미국의) 전화도 받지 않는다"고 보도했다.
중국의 경우 증시가 하락했을 때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상대적으로 작기 때문에 장기전을 감내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중국의 가계 자산 중 주식이 차지하는 비중은 9% 수준이지고, 자산의 72%는 현금 저축이다.
반면 미국의 경우 54%의 국민이 주식에 투자하고 있고, 가계 자산에서 주식이 차지하는 비중은 20%에 달한다. 주식에 투자하는 미국인들 중 상당수는 증시 상승에 자신의 은퇴자금을 베팅한 사람들이다.
올 들어 강력한 모습을 보여줬던 미국 경제의 성장세가 앞으로는 둔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인식도 미국 증시를 억누르는 요인이다.
잭 어블린 크레셋 웰스 어드바이저스 최고투자책임자(CIO)는 29일 CNBC와의 인터뷰에서 "2분기 경제성장률 4.2%는 당분간 우리 경제가 기대할 수 있는 최고치라고 생각한다"며 "이것은 지속가능하지 않다"고 말했다.
마이클 윌슨 수석 증시전략가는 "변동성 약세장이 계속해서 진행되고 있고 증시가 순환적 약세장에 진입하고 있다는 증거가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EP <저작권자 ⓒ 우리집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
|